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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면사무소에서 정(情)을 배웠다. | 가히다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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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에서 정(情)을 배우다
면사무소의 근무는 사실 만만치가 않다.
행정의 가장 아랫단계로 민원인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 맞닾아 있다보니 자질구레한 업무들이 정말 많다.
각종 민원 신청을 접수하고 즉시 처리하는 것은 물론, 현장 출동도 잦다.
출입 문턱이 낮아 매일같이 정신이 오락가락한 어르신들이 고함을 치고,
자기 고집대로 소리부터 지르는 민원인도 많다.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면사무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이켜보면 면사무소야말로 정이 넘치는 곳이었다.
밥 한끼 나누며 쌓인 정
시골 특성상 식당이 많지 않다보니, 직원들이 직접 식사를 해 먹는 일이 많았다.
메인 반찬 당번을 정해 교대로 돌아가며 자신있는 요리를 내놨다.
면사무소 뜰 한켠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갓 딴 채소를 함께 나눠먹기도 했다.
민원인들을 위해 우리팀, 네 팀 따로 할것 없이 협력하여 일하다 보니
동료들과의 관계도 더욱 끈끈해졌다.
단순한 직장 동료를 넘어 사적인 모임으로 발전할 정도로 친분이 쌓였다.
그리고 공무원과 긴밀히 협조해야하는 이장님들은 우리가 단순히
'책상머리에 앉아서 컴퓨터만 두드리는 사람들' 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계셨다.
행정 업무 뿐만 아니라, 현장에도 나가야하고 비상근무로 밤을 새우는 일이 많다는 걸 알아주셨다.
공무원의 숨겨진 업무(?)
면사무소는 특히나 민원인을 위한 특별 이벤트(?)가 많은 것이었다.
농번기에는 직원들이 직접 마늘밭과 양파밭에 나가 수확을 돕기도 했다.
김장철이면 마을 부녀회와 함께 김장을 담갔고,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살피고 생신는 챙기는 일도 했다.
이런 일들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몇몇 이장님, 민원인들과 친분이 생겼다.
나를 특히 예뻐하시던 몇몇 정이 많은 이장님들은 집에 초대해서 점심을 차려 주시기도 하고,
제철농산물을 가족들과 나눠먹으라며 챙겨주시기도 했다.
"우리 딸이 꼭 네 나이인데, 너보면 딸 같아서..."
이렇게 말씀하시며 내 안부를 걱정해주시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몸은 고단했지만 출근하는 것이 즐거운 날들이었다.
행정은 사람을 위한 일
공무원이라고해서 서류만 검토하는 딱딱한 행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쌓아가는 일도 할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면사무소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직장 생활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고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사회 생활은 단순히 업무를 하는 곳이 아니라,
나의 인간관계를 확장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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